#야생동물
당신의 상상과 달리,
판다는 최악의 환경 보전
마스코트 동물이다
이지연 캠페이너 2017. 12. 26
판다는 보존 노력으로 야생에서 그 개체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러한 멸종위기 극복은 동물원에서 사육 중인 판다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2009년 BBC의 유명 앵커 크리스 팩햄(Chris Packham)은, 충격적이게도, 포동포동한 귀여움으로 세계 환경 보호 운동의 상징 동물이 된 판다들을 “그냥 자연스럽게 도태되도록 놔두라”고 말했습니다. “최소한의 존엄이라도 가지고 갈 수 있게 해주십시오”라고요.
그런데 사실, 이러한 팩햄의 선언은 그다지 이해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1970년대 중반 이후, 세계 동물원들은 판다 인공 사육 및 번식 수백만 달러를 쏟아왔는데요. 그 어마어마한 돈을 우리가 다른 목적과 방식으로 썼다면, 지구 환경 보전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팩햄은 판다의 인공 번식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해당 재정을 다른 곳에 쓰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 본 것입니다.
네, 판다는 결국 멸종위기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세계자연보호연맹은 2016년 말 자이언트 판다를 멸종 위기종에서 위험도가 한 단계 낮은 취약종으로 변경). 그리고 이는 실제로, 여러 동물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낭비적이고 무의미한 중국의 외교적인 ‘판다 프로파간다’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첫 번째 판다 시앙 시앙(Xiang Xiang)은 2006년에 방사되었지만, 야생에서 터를 잡고 있던 수컷들과의 영역싸움에서 밀려나 죽었습니다. 암컷 쉬에 쉬에(Xue Xue)는 2014년에 방사되었지만, 역시 40일 이상을 버티지 못했죠. 2016 년 초에 풀려난 수컷 흐에 셩(He Sheng)은 알 수 없는 동물에 의해 생긴 상처로 그해 여름까지밖에 버티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말 Liziping Nature Reserve에 풀어 놓은 한 쌍의 판다는 아직 그 행방 및 생존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세계 곳곳에서 사육, 인공 번식 중인 300마리 이상의 판다 중 대다수는 방사조차 되어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합니다. 그들의 자손, 또 그들의 자손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콜로라도 대학교(University of Colorado)의 저명한 생물학자 마크 베코프(Marc Bekoff) 교수는 2013년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과의 인터뷰에서 “인공 번식을 통한 보전 프로그램은 이미 오랫동안 진행되어 왔으며, 성공적이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진전이 있었어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거의 이런 식이죠: 일단 번식시켜보고, 어떻게라도 되길 기도하자"
2012년 당시 캐나다 스티븐 하퍼 총리는 캘거리와 토론토 동물원에 2마리의 판다를 중국 정부로부터 10년간 대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제까지 중국의 ‘판다 외교(Panda Diplomacy)’와 마찬가지로, 이 거래 역시 표면적으로는 ‘과학’을 내세웠죠. 토론토 동물원은 “보전 협력 협정"으로 판다를 보호중이라고 여전히 말합니다 .
그러나 사실 이러한 중국의 국제적 판다 네트워크에는 정치적 이유가 숨어있습니다. 전 세계의 모든 판다는 중화 인민 공화국의 소유이며, 중국 공산당이 친구로 여기지 않는 한 어떤 국가도 판다를 갖지 못합니다.
"인간은 과학적 이유로, 또는 생태학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판다를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판다가 가진 귀여운 얼굴과 정치적 중요성 때문에 보호하려고 한다”고 페킹 대학(Peking University) 야생 판다 전문가 왕 따쥔(Wang Dajun) 교수가 지난달 파이낸셜 타임즈에 말했습니다.
이번 캐나다의 경우에도, 판다를 임대받는 것에 하퍼 총리의 중국 방문뿐 아니라 무려 30억 달러의 무역 협상이 걸려있었죠.
판다는 절대 싸지 않습니다. 판다는 동물원에서 보호하기 가장 비싼 동물로 기네스에 등재되어 있고, 두번째로 비싼 코끼리보다 5배나 큰 비용이 듭니다. 이 비용의 상당 부분은 중국에 의해 부과된 엄청난 대여 비용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판다를 구하기 위한 노력이 실패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실 판다의 개체 수는 2004년 이후 14% 이상 증가했습니다.
여기서 명백한 것은, 야생 판다 개체 수의 회복이 결코 인공 번식 프로그램과 중국의 판다 외교가 아니었다는 것이죠. 다름 아니라, 중국이 판다 서식지를 밀어 없애버리는 것을 멈췄고, 야생 판다를 밀렵하는 이들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중국 정부는 1990년대에 판다 서식지에서의 벌목을 금지했으며, 넓은 땅을 판다 보호구역들로 지정하고, 이들을 이동 통로로 연결하기 위한 노력했습니다.
너무 귀여운 판다. 역사상 판다만큼 많은 기부금을 모은 동물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모인 많은 기부금이, 동시에 판다를 영원히 가두어 번식시키려는 프로그램을 탄생시켰습니다.
자, 그렇다면 판다에게 정말로 필요한 건 뭘까요? 그냥 그대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닐까요?
[기사 원문] NATIONAL POST, Why captive pandas are an utterly garbage symbol for global conservation
#야생동물
당신의 상상과 달리,
판다는 최악의 환경 보전
마스코트 동물이다
이지연 캠페이너 2017. 12. 26
판다는 보존 노력으로 야생에서 그 개체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러한 멸종위기 극복은 동물원에서 사육 중인 판다들과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2009년 BBC의 유명 앵커 크리스 팩햄(Chris Packham)은, 충격적이게도, 포동포동한 귀여움으로 세계 환경 보호 운동의 상징 동물이 된 판다들을 “그냥 자연스럽게 도태되도록 놔두라”고 말했습니다. “최소한의 존엄이라도 가지고 갈 수 있게 해주십시오”라고요.
그런데 사실, 이러한 팩햄의 선언은 그다지 이해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1970년대 중반 이후, 세계 동물원들은 판다 인공 사육 및 번식 수백만 달러를 쏟아왔는데요. 그 어마어마한 돈을 우리가 다른 목적과 방식으로 썼다면, 지구 환경 보전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팩햄은 판다의 인공 번식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해당 재정을 다른 곳에 쓰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 본 것입니다.
네, 판다는 결국 멸종위기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세계자연보호연맹은 2016년 말 자이언트 판다를 멸종 위기종에서 위험도가 한 단계 낮은 취약종으로 변경). 그리고 이는 실제로, 여러 동물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낭비적이고 무의미한 중국의 외교적인 ‘판다 프로파간다’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첫 번째 판다 시앙 시앙(Xiang Xiang)은 2006년에 방사되었지만, 야생에서 터를 잡고 있던 수컷들과의 영역싸움에서 밀려나 죽었습니다. 암컷 쉬에 쉬에(Xue Xue)는 2014년에 방사되었지만, 역시 40일 이상을 버티지 못했죠. 2016 년 초에 풀려난 수컷 흐에 셩(He Sheng)은 알 수 없는 동물에 의해 생긴 상처로 그해 여름까지밖에 버티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말 Liziping Nature Reserve에 풀어 놓은 한 쌍의 판다는 아직 그 행방 및 생존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세계 곳곳에서 사육, 인공 번식 중인 300마리 이상의 판다 중 대다수는 방사조차 되어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합니다. 그들의 자손, 또 그들의 자손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콜로라도 대학교(University of Colorado)의 저명한 생물학자 마크 베코프(Marc Bekoff) 교수는 2013년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과의 인터뷰에서 “인공 번식을 통한 보전 프로그램은 이미 오랫동안 진행되어 왔으며, 성공적이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진전이 있었어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거의 이런 식이죠: 일단 번식시켜보고, 어떻게라도 되길 기도하자"
2012년 당시 캐나다 스티븐 하퍼 총리는 캘거리와 토론토 동물원에 2마리의 판다를 중국 정부로부터 10년간 대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제까지 중국의 ‘판다 외교(Panda Diplomacy)’와 마찬가지로, 이 거래 역시 표면적으로는 ‘과학’을 내세웠죠. 토론토 동물원은 “보전 협력 협정"으로 판다를 보호중이라고 여전히 말합니다 .
그러나 사실 이러한 중국의 국제적 판다 네트워크에는 정치적 이유가 숨어있습니다. 전 세계의 모든 판다는 중화 인민 공화국의 소유이며, 중국 공산당이 친구로 여기지 않는 한 어떤 국가도 판다를 갖지 못합니다.
"인간은 과학적 이유로, 또는 생태학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판다를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판다가 가진 귀여운 얼굴과 정치적 중요성 때문에 보호하려고 한다”고 페킹 대학(Peking University) 야생 판다 전문가 왕 따쥔(Wang Dajun) 교수가 지난달 파이낸셜 타임즈에 말했습니다.
이번 캐나다의 경우에도, 판다를 임대받는 것에 하퍼 총리의 중국 방문뿐 아니라 무려 30억 달러의 무역 협상이 걸려있었죠.
판다는 절대 싸지 않습니다. 판다는 동물원에서 보호하기 가장 비싼 동물로 기네스에 등재되어 있고, 두번째로 비싼 코끼리보다 5배나 큰 비용이 듭니다. 이 비용의 상당 부분은 중국에 의해 부과된 엄청난 대여 비용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판다를 구하기 위한 노력이 실패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사실 판다의 개체 수는 2004년 이후 14% 이상 증가했습니다.
여기서 명백한 것은, 야생 판다 개체 수의 회복이 결코 인공 번식 프로그램과 중국의 판다 외교가 아니었다는 것이죠. 다름 아니라, 중국이 판다 서식지를 밀어 없애버리는 것을 멈췄고, 야생 판다를 밀렵하는 이들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중국 정부는 1990년대에 판다 서식지에서의 벌목을 금지했으며, 넓은 땅을 판다 보호구역들로 지정하고, 이들을 이동 통로로 연결하기 위한 노력했습니다.
너무 귀여운 판다. 역사상 판다만큼 많은 기부금을 모은 동물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모인 많은 기부금이, 동시에 판다를 영원히 가두어 번식시키려는 프로그램을 탄생시켰습니다.
자, 그렇다면 판다에게 정말로 필요한 건 뭘까요? 그냥 그대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닐까요?
[기사 원문] NATIONAL POST, Why captive pandas are an utterly garbage symbol for global conserv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