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동물
우리가 야생동물 체험시설을 금지해야 하는 이유
이지연 캠페이너 2018. 05. 24
야생 동물이란 무엇일까. 표준국어대사전은 야생 동물을 “산이나 들에서 저절로 나서 자라는 동물”이라 정의하고 있다. 관련 법인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관한법률] 역시 비슷하다. 제2조(정의)는 야생 생물을 "산·들 또는 강 등 자연상태에서 서식하거나 자생하는 동물, 식물, 균류·지의류, 원생생물 및 원핵생물의 종”이라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의가 대중의 일반 인식에도 유효할까? 동물원에서 코끼리, 침팬지, 기린, 돌고래 등 신기하고 멋진 동물을 보고 ‘야생 동물'을 떠올리는 시민이 많을 것이다. 그렇기에 현대의 동물 전시시설들이 앞다투어 ‘야생’에 대한 경험을 홍보 전략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산과 바다가 아닌 콘크리트 바닥에, 바로 우리 눈 앞에 서있는 동물도 ‘야생 동물'로 인식할 수 있다. 그리고 많은 경우 이는 과학적으로도 맞는 인식이다. 몇 천년 이상의 긴 세월 동안 인간에 의해 가축화된 역사가 없는 동물 종은, 아무리 조경적으로, 행동생태학적으로 최선을 다해 꾸며진 공간에서라도, 자연에서처럼 적응할 수 없다.
그런데도 전국 도심 곳곳에, 야생동물 체험시설(카페 및 실내 동물원)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정부 관리감독이 부재한 사이, 도시 임대건물에 차려진 사설동물원, 출장 동물체험 서비스를 파는 이동동물원, 동물 관람/체험을 생존 전략으로 삼는 식당/카페 등 각종 변종 영업체가 법적 사각지대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1)개인이 운영하며, 2) 최소한의 복지 조건도 갖추지 못한 동물 전시/체험 업체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현 시점에서는 영업체 갯수나 수용 동물 종수가 기타 관련 업종보다 특별하게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른 시점에 야생동물 체험시설을 금지하지 않는다면앞으로 더욱 관리하기 힘든 수준에 이를 것이다. 야생동물 체험시설을 제도권 하에서 규제하기 전에 전면 금지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 네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야생동물의 복지 저해
반려 동물과 야생 동물은 다르다. 사육/순치(domestication)란, 1) 동물이 인간 이익에 도움이 되는 신체적, 행동적 특성이 강화되도록, 2) 인위적으로 조성된 제한 공간에서, 3) 수많은 세대의 교배에 걸쳐 선발 육종(Selective Breeding)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개는 27,000-40,000년 전, 고양이는 3,600-9,500년 전부터 사육되었다 추정되고 있다. 이렇게 긴 과정을 거쳐 인간 사회에 편입된 동물은 그리 많지 않으며, 단 단 몇 세대를 걸친 인공 증식(captive breeding)만으로 해당 동물이 완전히 사육 가능하다거나 인간과 가까운 관계를 맺도록 순치되었다 말할 수 없다. 현재 우리가 동물원, 수족관, 카페 등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야생 동물은 비행기/선박을 통해 대륙간 이동이 가능해진 현대에 들어 수입, 증식된 개체들이다.
야생에서의 본능이 아직도 유전적으로 강하게 남아있는 동물을 인위적인 환경에 가두고 직접 접촉, 교류하는 것은 큰 스트레스와 고통을 야기한다. 실제로 미국 업체들이 유럽으로 수출하는 야생 동물 개체를 수의생물학적으로 조사한 결과, 약 80%의 양서파충류 및 포유류가 질병, 부상으로 고통받거나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6주 내로의 사망률이 무려 70%에 달했다(Toland et al., 2012). 이 수치는 현재 세계 야생 동물 판매업의 평균치로 이해되고 있다.
턱없이 작은 실내 공간에서 야생 동물이 필요로 하는 온도, 습도, 조명, 영양 등의 물리적 조건과 행동생태적 자극을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업체 폐업 가능성 역시 큰 문제다. 현행 법은 폐업 시 보유하던 동물의 처우에 대한 그 어떠한 책임도 영업주에게 부과하지 않고 있다.
국민 건강 및 안전 위협
2017년 10월 환경부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7년간 수입된 야생 동물 2만4060마리 중 단 2마리를 뺀 모두가 정밀검사가 아닌 육안검사만으로 반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류인플루엔자 등 인수공통 감염 위험에 대한 국민 인식이 높아진 상황과 거꾸로 가는 행정이다.
전문적인 안전 조치 없이 야생 동물과의 접촉이 빈번히 일어나는 야생동물 체험시설은 국민 건강과 안전에 큰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12년 유럽연합의 양서파충류 개인 판매 실태 조사에 따르면, 조사지를 방문한 방문객 중 약 30.9%가 진열된 동물과 접촉하였고, 추후 관찰 결과 모든 관광객이 각기 다른 정도의 알러지 및 감염 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Arena et al.). 특히 양서파충류를 통한 살모넬라균 감염 가능성은 이미 국내에서 여러 번 조명된 바 있다.
이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며, 이번에 조사된 야생동물 카페에서도 위험 요소는 충분히 찾을 수 있다. 일례로 한 업체가 보유한 바 있는 카피바라는 Rickettsia rickettsia 박테리아를 매개하는 진드기(Amblyomma dubitatumand Amblyomma cajennense)의 주요 숙주로 밝혀지며, 리케차균류로 인한 병 중에서는 가장 치명적이라 알려진 ‘브라질리언홍반열(Brazilian Spotted Fever)'의 주범으로 알려진 바 있다(Lebrun, 2012). 서구 국가에서는 각종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특정 동물 종의 개인 사육을 금지한 사례가 여럿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야생동물 카페가 본격적으로 종을 다양화하며 확장하기 전에 공공보건적 관점에서 미리 금지시켜야 한다.
생물다양성 감소
‘6차 대멸종 시대(Sixth Extinction)'라 불리는 지금, 지구의 생물다양성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의 가장 최근 지구생명보고서(Living Planet Report)에 따르면, 전 세계 어류, 양서파충류, 조류, 포유류 개체군은 1970년과 비교하여 3분에 2 가까이 감소했다.
야생동물 체험시설의 성행은 1) 자연 서식지에서 포획된 야생 동물의 수입과 2) 외래침입종의 국내 생태계 유입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생물다양성 감소의 또다른주범이 될 수 있다. 야생동물 카페 등 사설 업체들이 주로 이용하는 육상 포유류가 특히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데도 관련 부처는 이에 대한 문제 의식이 부재하며, 실제로 관세청은 2014년 이후 단 한 건의 밀수도 적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외래종 관리 역시 마찬가지다. EU 시장에서 판매되는 야생동식물의 28%가 침입종으로 기록된 바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뉴트리아, 큰입배스, 황소개구리 등의 외래 생물이 빠르게 확산한 사례가 있다. 모든 외래종이 침입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내 고유 생태계 교란, 자생 생물 멸종 등 불필요한 환경 파괴를예방하기 위해 외래 야생 동물의 무분별한 유입은 막아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들 동물을 상품화하는 업체를 규제, 금지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동물권 인식 부재 및 왜곡된 인간-동물 관계
“체험을 위해 언제든지 살아있는 야생 동물을 데려올 수 있다”
“인간의 호기심 충족을 위해 야생 동물을 가두고, 만져도 괜찮다”
“동물을 만지며 교감하는 것은 효과적인 환경 교육법이다”
야생동물 체험시설들은 야생 동물의 ‘예쁘고’, ‘귀여운' 외모를 적나라하게 홍보하고, 이에 대한 호기심을 막힘없이 충족하도록 부추기며 수익을 올린다. 이러한 관행은 착취적이며 종차별적 인간-동물 관계를 조장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이미 동물 전시, 체험을 허가제로 엄격히 규제하거나 금지한 바 있는 영국, 미국, 인도 등의 국가들은 인간과 다른 방향으로 진화한 동물 종에 대한 사회적 존중도를 차차 높여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야생동물 체험시설을 금지하고, 비인간 동물에게도 본래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권리를 인정하는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2017년 10월 환경부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7년간 수입된 야생 동물 2만4060마리 중 단 2마리를 뺀 모두가 정밀검사가 아닌 육안검사만으로 반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류인플루엔자 등 인수공통 감염 위험에 대한 국민 인식이 높아진 상황과 거꾸로 가는 행정이다.
전문적인 안전 조치 없이 야생 동물과의 접촉이 빈번히 일어나는 야생동물 체험시설은 국민 건강과 안전에 큰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12년 유럽연합의 양서파충류 개인 판매 실태 조사에 따르면, 조사지를 방문한 방문객 중 약 30.9%가 진열된 동물과 접촉하였고, 추후 관찰 결과 모든 관광객이 각기 다른 정도의 알러지 및 감염 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Arena et al.). 특히 양서파충류를 통한 살모넬라균 감염 가능성은 이미 국내에서 여러 번 조명된 바 있다.
#전시동물
우리가 야생동물 체험시설을 금지해야 하는 이유
이지연 캠페이너 2018. 05. 24
야생 동물이란 무엇일까. 표준국어대사전은 야생 동물을 “산이나 들에서 저절로 나서 자라는 동물”이라 정의하고 있다. 관련 법인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관한법률] 역시 비슷하다. 제2조(정의)는 야생 생물을 "산·들 또는 강 등 자연상태에서 서식하거나 자생하는 동물, 식물, 균류·지의류, 원생생물 및 원핵생물의 종”이라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의가 대중의 일반 인식에도 유효할까? 동물원에서 코끼리, 침팬지, 기린, 돌고래 등 신기하고 멋진 동물을 보고 ‘야생 동물'을 떠올리는 시민이 많을 것이다. 그렇기에 현대의 동물 전시시설들이 앞다투어 ‘야생’에 대한 경험을 홍보 전략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산과 바다가 아닌 콘크리트 바닥에, 바로 우리 눈 앞에 서있는 동물도 ‘야생 동물'로 인식할 수 있다. 그리고 많은 경우 이는 과학적으로도 맞는 인식이다. 몇 천년 이상의 긴 세월 동안 인간에 의해 가축화된 역사가 없는 동물 종은, 아무리 조경적으로, 행동생태학적으로 최선을 다해 꾸며진 공간에서라도, 자연에서처럼 적응할 수 없다.
그런데도 전국 도심 곳곳에, 야생동물 체험시설(카페 및 실내 동물원)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정부 관리감독이 부재한 사이, 도시 임대건물에 차려진 사설동물원, 출장 동물체험 서비스를 파는 이동동물원, 동물 관람/체험을 생존 전략으로 삼는 식당/카페 등 각종 변종 영업체가 법적 사각지대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1)개인이 운영하며, 2) 최소한의 복지 조건도 갖추지 못한 동물 전시/체험 업체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현 시점에서는 영업체 갯수나 수용 동물 종수가 기타 관련 업종보다 특별하게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른 시점에 야생동물 체험시설을 금지하지 않는다면앞으로 더욱 관리하기 힘든 수준에 이를 것이다. 야생동물 체험시설을 제도권 하에서 규제하기 전에 전면 금지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 네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야생동물의 복지 저해
반려 동물과 야생 동물은 다르다. 사육/순치(domestication)란, 1) 동물이 인간 이익에 도움이 되는 신체적, 행동적 특성이 강화되도록, 2) 인위적으로 조성된 제한 공간에서, 3) 수많은 세대의 교배에 걸쳐 선발 육종(Selective Breeding)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개는 27,000-40,000년 전, 고양이는 3,600-9,500년 전부터 사육되었다 추정되고 있다. 이렇게 긴 과정을 거쳐 인간 사회에 편입된 동물은 그리 많지 않으며, 단 단 몇 세대를 걸친 인공 증식(captive breeding)만으로 해당 동물이 완전히 사육 가능하다거나 인간과 가까운 관계를 맺도록 순치되었다 말할 수 없다. 현재 우리가 동물원, 수족관, 카페 등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야생 동물은 비행기/선박을 통해 대륙간 이동이 가능해진 현대에 들어 수입, 증식된 개체들이다.
야생에서의 본능이 아직도 유전적으로 강하게 남아있는 동물을 인위적인 환경에 가두고 직접 접촉, 교류하는 것은 큰 스트레스와 고통을 야기한다. 실제로 미국 업체들이 유럽으로 수출하는 야생 동물 개체를 수의생물학적으로 조사한 결과, 약 80%의 양서파충류 및 포유류가 질병, 부상으로 고통받거나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6주 내로의 사망률이 무려 70%에 달했다(Toland et al., 2012). 이 수치는 현재 세계 야생 동물 판매업의 평균치로 이해되고 있다.
턱없이 작은 실내 공간에서 야생 동물이 필요로 하는 온도, 습도, 조명, 영양 등의 물리적 조건과 행동생태적 자극을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업체 폐업 가능성 역시 큰 문제다. 현행 법은 폐업 시 보유하던 동물의 처우에 대한 그 어떠한 책임도 영업주에게 부과하지 않고 있다.
국민 건강 및 안전 위협
2017년 10월 환경부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7년간 수입된 야생 동물 2만4060마리 중 단 2마리를 뺀 모두가 정밀검사가 아닌 육안검사만으로 반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류인플루엔자 등 인수공통 감염 위험에 대한 국민 인식이 높아진 상황과 거꾸로 가는 행정이다.
전문적인 안전 조치 없이 야생 동물과의 접촉이 빈번히 일어나는 야생동물 체험시설은 국민 건강과 안전에 큰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12년 유럽연합의 양서파충류 개인 판매 실태 조사에 따르면, 조사지를 방문한 방문객 중 약 30.9%가 진열된 동물과 접촉하였고, 추후 관찰 결과 모든 관광객이 각기 다른 정도의 알러지 및 감염 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Arena et al.). 특히 양서파충류를 통한 살모넬라균 감염 가능성은 이미 국내에서 여러 번 조명된 바 있다.
이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며, 이번에 조사된 야생동물 카페에서도 위험 요소는 충분히 찾을 수 있다. 일례로 한 업체가 보유한 바 있는 카피바라는 Rickettsia rickettsia 박테리아를 매개하는 진드기(Amblyomma dubitatumand Amblyomma cajennense)의 주요 숙주로 밝혀지며, 리케차균류로 인한 병 중에서는 가장 치명적이라 알려진 ‘브라질리언홍반열(Brazilian Spotted Fever)'의 주범으로 알려진 바 있다(Lebrun, 2012). 서구 국가에서는 각종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특정 동물 종의 개인 사육을 금지한 사례가 여럿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야생동물 카페가 본격적으로 종을 다양화하며 확장하기 전에 공공보건적 관점에서 미리 금지시켜야 한다.
생물다양성 감소
‘6차 대멸종 시대(Sixth Extinction)'라 불리는 지금, 지구의 생물다양성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의 가장 최근 지구생명보고서(Living Planet Report)에 따르면, 전 세계 어류, 양서파충류, 조류, 포유류 개체군은 1970년과 비교하여 3분에 2 가까이 감소했다.
야생동물 체험시설의 성행은 1) 자연 서식지에서 포획된 야생 동물의 수입과 2) 외래침입종의 국내 생태계 유입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생물다양성 감소의 또다른주범이 될 수 있다. 야생동물 카페 등 사설 업체들이 주로 이용하는 육상 포유류가 특히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데도 관련 부처는 이에 대한 문제 의식이 부재하며, 실제로 관세청은 2014년 이후 단 한 건의 밀수도 적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외래종 관리 역시 마찬가지다. EU 시장에서 판매되는 야생동식물의 28%가 침입종으로 기록된 바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뉴트리아, 큰입배스, 황소개구리 등의 외래 생물이 빠르게 확산한 사례가 있다. 모든 외래종이 침입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내 고유 생태계 교란, 자생 생물 멸종 등 불필요한 환경 파괴를예방하기 위해 외래 야생 동물의 무분별한 유입은 막아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들 동물을 상품화하는 업체를 규제, 금지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동물권 인식 부재 및 왜곡된 인간-동물 관계
“체험을 위해 언제든지 살아있는 야생 동물을 데려올 수 있다”
“인간의 호기심 충족을 위해 야생 동물을 가두고, 만져도 괜찮다”
“동물을 만지며 교감하는 것은 효과적인 환경 교육법이다”
야생동물 체험시설들은 야생 동물의 ‘예쁘고’, ‘귀여운' 외모를 적나라하게 홍보하고, 이에 대한 호기심을 막힘없이 충족하도록 부추기며 수익을 올린다. 이러한 관행은 착취적이며 종차별적 인간-동물 관계를 조장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이미 동물 전시, 체험을 허가제로 엄격히 규제하거나 금지한 바 있는 영국, 미국, 인도 등의 국가들은 인간과 다른 방향으로 진화한 동물 종에 대한 사회적 존중도를 차차 높여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야생동물 체험시설을 금지하고, 비인간 동물에게도 본래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권리를 인정하는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2017년 10월 환경부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7년간 수입된 야생 동물 2만4060마리 중 단 2마리를 뺀 모두가 정밀검사가 아닌 육안검사만으로 반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류인플루엔자 등 인수공통 감염 위험에 대한 국민 인식이 높아진 상황과 거꾸로 가는 행정이다.
전문적인 안전 조치 없이 야생 동물과의 접촉이 빈번히 일어나는 야생동물 체험시설은 국민 건강과 안전에 큰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12년 유럽연합의 양서파충류 개인 판매 실태 조사에 따르면, 조사지를 방문한 방문객 중 약 30.9%가 진열된 동물과 접촉하였고, 추후 관찰 결과 모든 관광객이 각기 다른 정도의 알러지 및 감염 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Arena et al.). 특히 양서파충류를 통한 살모넬라균 감염 가능성은 이미 국내에서 여러 번 조명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