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죄인인가”
환경파괴 주범?
새우는 죄가 없습니다
장희지 캠페이너 2023. 08. 07
굽은 등에 긴 수염과 여러 개의 발을 가진 작은 동물 새우. 새우는 다양한 요리에 이용되어 인간의 식탁 위에 오르고 있는데요.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2022 세계 어업·양식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전 세계 양식 산업에서 생산된 새우(흰다리새우)는 무려 581만 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양식 산업 생산량의 6.6%를 차지했죠. 현재 새우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새우 양식 산업은 해안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인간이 새우를 어떤 방식으로 착취하고 있는지, 새우를 소비하는 것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새우 양식 산업,
‘아시아의 허파’를
없애고 있다?
맹그로브는 주로 아열대나 열대의 해안가에서 자라는 식물로, 염분 배출 능력이 뛰어나 일반 식물은 잘 자라지 못하는 해안에서 울창한 숲을 이루는데요. 맹그로브 숲은 열대 우림보다 탄소 흡수 능력이 2~5배 높아 ‘아시아의 허파’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탁월한 탄소 흡수 능력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양생물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며, 태풍이나 쓰나미와 같은 자연재해 피해를 완화하는 천연 방파제의 역할을 합니다.
지구에 중요한 생태적 역할을 하는 맹그로브 숲이 1980년 이후 절반 이상 사라졌습니다. 주요 원인은 새우 양식을 위한 무분별한 벌목과 해안 개발인데요. 바다와 가깝고 천연 영양분이 풍부한 맹그로브 숲이 새우 양식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양식업자들의 타겟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양식업자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양의 새우를 양식하기 위해 맹그로브 숲을 벌목하고 그 위에 양식장을 조성했습니다.
이렇게 조성된 대규모 새우 양식장은 맹그로브 숲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새우 배설물과 사료 찌꺼기, 항생제, 세균 등으로 바다와 해안 생태계를 오염시키는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요. 맹그로브 숲을 없애고 세워진 새우 양식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양식으로 인한 고밀도 오염물질 및 전염성 세균 증식 때문에 새우조차도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바뀝니다. 이때문에 양식업자들은 5년 안에 또다른 맹그로브 숲을 벌목해 새로운 양식장을 만들어야 하죠.
맹그로브 숲을 벌목하고 조성된 새우 양식장의 모습. MFF Marine Diaries 홈페이지
새우 양식이 끝난 후 오염된 진흙만 남은 양식장 바닥의 모습. Wikimedia Commons
현재 맹그로브 숲이 사라지는 속도는 아마존 열대 우림보다 4배나 빠른 상황입니다. 이대로라면 맹그로브 숲은 100년 이내에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맹그로브 숲을 살리기 위해 지난 2015년 유네스코는 매년 7월 26일을 ‘국제 맹그로브 생태계 보존의 날’로 지정했습니다. 이후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 각지에서 맹그로브 숲을 복원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어요.
새우 수입 세계 6위,
한국도 파괴의 주범
우리도 맹그로브 숲 파괴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 중국, 일본, 스페인, 프랑스에 이어 전 세계에서 6번째로 새우 수입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매년 약 10만 톤 이상의 새우를 수입하고 있으며, 2021년 새우 수입 규모는 약 1조 2200억 원에 달했습니다. 반면 국내 새우 생산량은 매년 약 8,000톤에 불과해 생산량보다 무려 12배 넘는 수입산 새우가 국내에서 소비되고 있는 것인데요. 새우 1명의 무게를 30g으로 가정했을 때, 매년 약 333억 명의 새우가 죽임 당하는 셈입니다.
베트남은 인도와 에콰도르에 이은 세계 3대 새우 수출국으로, 한국은 새우 수입의 절반을 베트남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글로벌맹그로브얼라이언스(GBA)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맹그로브 숲을 보유한 전 세계 108개국 중에서 가장 광범위한 손실은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인도네시아와 방글라데시아, 베트남, 미얀마가 가장 손실이 심각한 국가로 꼽혔습니다.
번식을 위해
눈까지 잘라내는
새우 양식업의 만행
새우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착취되고 있을까요? 종에 따라 다르지만 자연에서 새우의 평균 수명은 1~7년입니다. 그러나 양식 산업에서 새우는 평균 4~5개월의 짧은 생을 살다 죽음을 맞이하고 있죠.
새우 양식 산업에서는 일반적으로 1㎡에 해당하는 비좁은 양식장에 약 150명의 새우를 몰아넣고 밀집 사육합니다. 대량의 사료와 항생제로 범벅인 양식 공간은 시간이 지날수록 새우의 배설물과 사료 찌꺼기 등으로 오염되고, 이로 인해 새우는 질병에 취약해집니다. 새우 전염병으로 불리는 급성간췌장괴사병은 사망률 100%에 육박하는데요. 이 병에 걸린 새우는 몸에 염증이 생기고 세포가 괴사해 30일 이내에 사망합니다. 전염성 또한 매우 강하기 때문에 양식 업자들은 물에 염소를 주입하여 새우를 질식시키는 방식으로 대량 학살하고 있죠.
전 세계 대부분의 새우 양식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괴하고, 잔인한 관행도 있습니다. 새우 생산을 늘리기 위해 여성 새우의 눈을 제거(eyestalk ablation)하는 것인데요. 새우 눈 뒤에는 번식과 관련된 분비선이 있고, 환경에 따라 번식기와 비번식기를 결정하는 번식 억제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공장식 양식 산업의 밀집 사육과 같이 큰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환경에서 여성 새우의 눈을 잘라 번식 조절 능력을 제거하고, 더 많은 새우를 생산하게 하는 것입니다.
도구를 사용해 새우의 눈을 잘라내는 모습. ResearchGate(왼쪽), 손으로 눈자루를 뜯어내는 모습. Aquaculture photo library(오른쪽)
양식업자들은 날카로운 칼날이나 가위 등으로 새우의 한쪽 또는 양쪽 눈을 절단하거나, 시각 신경 다발이 집중된 새우의 눈자루(eyestalk)를 손으로 눌러 뜯어냅니다. 이 과정은 새우에게 엄청난 고통을 야기하는데요. 멕시코 국립과학기술교육원(Instituto Politécnico Nacional)의 연구에 따르면 눈이 잘린 새우는 절단 부위를 지속적으로 문지르거나 꼬리를 반복적으로 튕기는 등 고통을 느끼는 행동을 보였다고 합니다. 양식장의 새우는 고통스럽게 번식 조절 능력을 잃을 뿐만 아니라 시각, 방향 감각 등 다양한 감각을 잃게 됩니다. 축산업과 마찬가지로 양식 산업에서 여성 새우는 대량 생산을 위한 번식 기계로 취급되며, 착취되는 모든 새우들은 본연의 삶을 살아갈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새우 소비 멈추고,
동물 살림, 지구 살림!
인간의 이기심으로 사라지는 맹그로브 숲과 고통받는 새우를 살리기 위해 여러분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바로 ‘탈육식’입니다. 기후생태위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요즘. 오늘부터 새우 소비, 육식 소비를 멈추고 동물 살림과 지구 살림에 동참해 주세요! 여러분의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누가 죄인인가”
환경파괴 주범?
새우는 죄가 없습니다
장희지 캠페이너 2023. 08. 07
굽은 등에 긴 수염과 여러 개의 발을 가진 작은 동물 새우. 새우는 다양한 요리에 이용되어 인간의 식탁 위에 오르고 있는데요.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2022 세계 어업·양식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전 세계 양식 산업에서 생산된 새우(흰다리새우)는 무려 581만 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양식 산업 생산량의 6.6%를 차지했죠. 현재 새우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새우 양식 산업은 해안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인간이 새우를 어떤 방식으로 착취하고 있는지, 새우를 소비하는 것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새우 양식 산업,
‘아시아의 허파’를
없애고 있다?
맹그로브는 주로 아열대나 열대의 해안가에서 자라는 식물로, 염분 배출 능력이 뛰어나 일반 식물은 잘 자라지 못하는 해안에서 울창한 숲을 이루는데요. 맹그로브 숲은 열대 우림보다 탄소 흡수 능력이 2~5배 높아 ‘아시아의 허파’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탁월한 탄소 흡수 능력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양생물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며, 태풍이나 쓰나미와 같은 자연재해 피해를 완화하는 천연 방파제의 역할을 합니다.
지구에 중요한 생태적 역할을 하는 맹그로브 숲이 1980년 이후 절반 이상 사라졌습니다. 주요 원인은 새우 양식을 위한 무분별한 벌목과 해안 개발인데요. 바다와 가깝고 천연 영양분이 풍부한 맹그로브 숲이 새우 양식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양식업자들의 타겟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양식업자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양의 새우를 양식하기 위해 맹그로브 숲을 벌목하고 그 위에 양식장을 조성했습니다.
이렇게 조성된 대규모 새우 양식장은 맹그로브 숲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새우 배설물과 사료 찌꺼기, 항생제, 세균 등으로 바다와 해안 생태계를 오염시키는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요. 맹그로브 숲을 없애고 세워진 새우 양식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양식으로 인한 고밀도 오염물질 및 전염성 세균 증식 때문에 새우조차도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바뀝니다. 이때문에 양식업자들은 5년 안에 또다른 맹그로브 숲을 벌목해 새로운 양식장을 만들어야 하죠.
맹그로브 숲을 벌목하고 조성된 새우 양식장의 모습. MFF Marine Diaries 홈페이지
새우 양식이 끝난 후 오염된 진흙만 남은 양식장 바닥의 모습. Wikimedia Commons
현재 맹그로브 숲이 사라지는 속도는 아마존 열대 우림보다 4배나 빠른 상황입니다. 이대로라면 맹그로브 숲은 100년 이내에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맹그로브 숲을 살리기 위해 지난 2015년 유네스코는 매년 7월 26일을 ‘국제 맹그로브 생태계 보존의 날’로 지정했습니다. 이후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 각지에서 맹그로브 숲을 복원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어요.
새우 수입 세계 6위,
한국도 파괴의 주범
우리도 맹그로브 숲 파괴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 중국, 일본, 스페인, 프랑스에 이어 전 세계에서 6번째로 새우 수입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매년 약 10만 톤 이상의 새우를 수입하고 있으며, 2021년 새우 수입 규모는 약 1조 2200억 원에 달했습니다. 반면 국내 새우 생산량은 매년 약 8,000톤에 불과해 생산량보다 무려 12배 넘는 수입산 새우가 국내에서 소비되고 있는 것인데요. 새우 1명의 무게를 30g으로 가정했을 때, 매년 약 333억 명의 새우가 죽임 당하는 셈입니다.
베트남은 인도와 에콰도르에 이은 세계 3대 새우 수출국으로, 한국은 새우 수입의 절반을 베트남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글로벌맹그로브얼라이언스(GBA)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맹그로브 숲을 보유한 전 세계 108개국 중에서 가장 광범위한 손실은 동남아시아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인도네시아와 방글라데시아, 베트남, 미얀마가 가장 손실이 심각한 국가로 꼽혔습니다.
번식을 위해
눈까지 잘라내는
새우 양식업의 만행
새우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착취되고 있을까요? 종에 따라 다르지만 자연에서 새우의 평균 수명은 1~7년입니다. 그러나 양식 산업에서 새우는 평균 4~5개월의 짧은 생을 살다 죽음을 맞이하고 있죠.
새우 양식 산업에서는 일반적으로 1㎡에 해당하는 비좁은 양식장에 약 150명의 새우를 몰아넣고 밀집 사육합니다. 대량의 사료와 항생제로 범벅인 양식 공간은 시간이 지날수록 새우의 배설물과 사료 찌꺼기 등으로 오염되고, 이로 인해 새우는 질병에 취약해집니다. 새우 전염병으로 불리는 급성간췌장괴사병은 사망률 100%에 육박하는데요. 이 병에 걸린 새우는 몸에 염증이 생기고 세포가 괴사해 30일 이내에 사망합니다. 전염성 또한 매우 강하기 때문에 양식 업자들은 물에 염소를 주입하여 새우를 질식시키는 방식으로 대량 학살하고 있죠.
전 세계 대부분의 새우 양식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괴하고, 잔인한 관행도 있습니다. 새우 생산을 늘리기 위해 여성 새우의 눈을 제거(eyestalk ablation)하는 것인데요. 새우 눈 뒤에는 번식과 관련된 분비선이 있고, 환경에 따라 번식기와 비번식기를 결정하는 번식 억제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공장식 양식 산업의 밀집 사육과 같이 큰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환경에서 여성 새우의 눈을 잘라 번식 조절 능력을 제거하고, 더 많은 새우를 생산하게 하는 것입니다.
도구를 사용해 새우의 눈을 잘라내는 모습. ResearchGate(왼쪽), 손으로 눈자루를 뜯어내는 모습. Aquaculture photo library(오른쪽)
양식업자들은 날카로운 칼날이나 가위 등으로 새우의 한쪽 또는 양쪽 눈을 절단하거나, 시각 신경 다발이 집중된 새우의 눈자루(eyestalk)를 손으로 눌러 뜯어냅니다. 이 과정은 새우에게 엄청난 고통을 야기하는데요. 멕시코 국립과학기술교육원(Instituto Politécnico Nacional)의 연구에 따르면 눈이 잘린 새우는 절단 부위를 지속적으로 문지르거나 꼬리를 반복적으로 튕기는 등 고통을 느끼는 행동을 보였다고 합니다. 양식장의 새우는 고통스럽게 번식 조절 능력을 잃을 뿐만 아니라 시각, 방향 감각 등 다양한 감각을 잃게 됩니다. 축산업과 마찬가지로 양식 산업에서 여성 새우는 대량 생산을 위한 번식 기계로 취급되며, 착취되는 모든 새우들은 본연의 삶을 살아갈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새우 소비 멈추고,
동물 살림, 지구 살림!
인간의 이기심으로 사라지는 맹그로브 숲과 고통받는 새우를 살리기 위해 여러분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바로 ‘탈육식’입니다. 기후생태위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요즘. 오늘부터 새우 소비, 육식 소비를 멈추고 동물 살림과 지구 살림에 동참해 주세요! 여러분의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