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풀소를 부탁해”
달뜨는보금자리
‘돌보미’가 궁금하다!
2022. 11. 17
🌕 달뜨는보금자리 돌보미 가족 인터뷰
꽃풀소를 매일 보살피고, 식사 및 분변 관리에 힘쓰는 소중한 ‘돌보미’ 가족이 궁금하셨죠? 꽃풀소 입주보다 앞서 신월리에 살며 꽃풀소 맞이에 힘써주셨는데요. 꽃풀소 입주를 앞둔 어느 여름날, 돌보미 가족을 인터뷰했답니다. 앞으로 달뜨는보금자리 살림을 도맡아줄 타샤, 현욱님을 소개합니다.

Q. 타샤, 현욱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타샤 : 비건 육아를 하고 있는 김지영입니다. 두 아이를 임신했을 때부터 비건으로 키우고 있고, 기후 활동도 하고 있고, 쓰레기도 줄이려고 많이 노력하고, 이것저것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어요.
현욱 : 저는 추현욱입니다. 육아를 병행하며 활동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비건 육아, 아이들을 건강하게 돌보는 것도 활동이라고 생각하고 동물권, 기후 등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어요. 아파토프로젝트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고요.
Q. 비건으로 살아가게 된 계기가 있나요?
타샤 : 제 동생이 베지테리안이었는데 당시에 저는 집에서만 페스코 베지테리언이었죠. 호기심에 시작했다가 다큐멘터리 영화 ‘지구생명체(Earthling)’를 보고 충격을 받고, 동물을 먹지 않게 되었어요. 사실 혼자는 좀 힘들 것 같아 주저하고 있었는데 저의 짝(현욱)을 만나 같이 용기를 내 해보자,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아 하고 시작하게 됐어요.
현욱 : 저도 비건하기 참 잘한 것 같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고민이 많았는데, 아내가 하고 싶어하니까 ‘이 사람을 도와주자라’는 생각이 커서 도와주면서 따라갔어요. 동물권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기후위기 이런 것도 잘 모르던 시절이었어요. 그저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라는 마음이 제일 중요했는데, 알고 보니 그 방법이 채식이더라고요. 아내를 도와주자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요즘은 제가 더 앞장서서 이끌어가려고 합니다.
Q. 아이들 소개도 부탁드려요!
타샤, 현욱 : 두 아이 모두 비건이고, 가야는 만 5세, 솔은 만 3세입니다. 아직까지 병원에 한 번도 가지 않고, 아주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요! 면역력도 높고 굉장히 건강해요.

Q. 두 분이 생각하는 보금자리는 어떤 곳인가요?
타샤 : 그냥 ‘집’이라고 생각해요. 집에서 나와 함께 생활하는 반려동물처럼, 소들도 집이 있는 개념인 것 같아요. 막 특별하게 보호하는 곳이 아니라, 같이 생활하는 공간. 집에서 밥 먹고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것처럼요. 저에게 보금자리는 그들의 안전한 공간, 생활할 수 있는 공간 그런 느낌이에요.
현욱 : 사실 인간이 동물을 착취하지 않는다면, 보금자리는 필요하지 않죠.
타샤 : 맞아요. 그들이 다시 살 곳을 내어주는 게 아닐까요?
현욱 : 인간들이 동물을 착취하고 있는 세상에서 그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보장해줘야 하잖아요. 그래서 보금자리가 필요한 것 같고, 궁극적으로는 보금자리가 없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어쩔 수 없으니까 있는 거죠.
Q. 앞으로 달 뜨는 마을 보금자리에서 소들과 동반자처럼 살아가게 될 텐데, 기대되거나 우려되는 점이 있나요?
타샤 : 우려보다는 기대되는 부분이 정말 많아요. 저희 아이들은 언스쿨링(unschooling)하고 있는데,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생존 방식을 물려주는 게 가장 큰, 중요한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부모뿐만 아니라 온 마을이 필요한데, 동물들도 함께라면 그만큼 더 좋은 교육이 없을 것 같아요. 우리는 벌써 소들을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5명이 더 생기는 느낌! 우리 아이들, 가야, 솔, 꽃풀소가 함께 성장하고 교감할 미래가 가장 기대 돼요.
현욱 : 저는 원래 육아 담당이기 때문에, 소를 돌보는 것은 전혀 걱정되지 않아요. 가야와 솔의 동생, 친구가 생긴 거라고 생각하고 같이 키울 거예요. 인간-소 남매들이 서로 잘 놀면서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우리 가족이 시골에 터를 잡으려 했던 건 자급자족 때문인데, 기회가 잘 맞아 떨어진 것 같아요. 지금은 좋은 점, 기대되는 점만 떠오르네요.

2022년 11월 10일, 꽃풀소 머위, 메밀, 부들, 엉이, 창포가 보금자리로 무사히 이주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꽃풀소 돌봄과 보금자리 살림을 시작한 타샤와 현욱의 짧은 소감을 들어보았습니다.
Q. 꽃풀소가 보금자리로 이주했을 때 어떤 마음이었나요?
타샤 : 이주 준비를 하며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미나리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서 걱정이 더 많아졌어요. 사실 꽃풀소를 제가 직접 구조한 것도 아니고, 자주 만난 것도 아니라 특별한 감정이 있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무덤덤했는데, 다친 미나리를 매일 돌봐주면서 처음으로 애착이 생겼어요. 미나리한테 애정이 많이 갔죠. 그래서 이주 날에도 미나리 생각이 많이 났어요.
이주하는 날, 저는 꽃풀소와 함께 이송 차량을 타고 보금자리에 도착했어요. 꽃풀소가 차에서 내렸을 때, 명치 부분이 간질간질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준비했던 보금자리로 들어갔을 때도 너무 좋았고, 감동이었고, 감격스러웠어요. 정말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과 축하를 받았죠. 대한민국에 이런 축하와 사랑과 격한 환영을 받으면서 집으로 이사 올 수 있는 소들은 이 다섯밖에 없지 않을까? 너희 정말 복 받았구나, 했어요.

현욱 : 저는 소들이 차량에서 내리는 순간을 놓쳤어요. 꽃풀소 이주 차량이 예정된 시간보다 한 시간 반이나 일찍 왔는데, 가야와 솔을 챙기며 함께 오느라 빨리 올 수 없었거든요. 보금자리에 내려서 달리는 그 모습을 직접 봤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Q. 며칠간 꽃풀소를 돌보며 느낀 점이 궁금합니다.
타샤 : 함께 지낼수록 보이는 것들이 생겨서 흥미로웠어요. 꽃풀소들의 행동에서 서로 대화하고 있구나 하는 것도 보이고, 왜 그런 행동들을 하는지도 보이고. 우리가 반려동물과 같이 살면 그들의 생각을 알아채게 되는 것처럼요.
밥 먹을 때 머위나 다른 소들이 서로 뿔로 밀곤 하는 게 서열 싸움인가 걱정했는데, 그냥 덩치 큰 애들이 좀 더 많이 먹는거지 작은 애들을 따돌리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메밀이는 혼자 지내는 걸 좋아하는 것 같지만 꼭 다른 소들과 같이 앉아있고. 그들끼리는 가족을 형성한 게 아닐까 싶어요.

이제 초식동물답게 풀만 먹으니까 성격도 온화해진 것 같아요. 사료를 주면 서로 뿔로 밀치고 막 난리가 나거든요. 그런 모습들을 보며 이들이 원래 살아가야 하는 모습대로 사는 게 제일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또 비가 오고 나니까 소들 몸이 정말 깨끗해졌어요. 진흙밭에 다리가 빠졌다가 나오니까 똥이 흙에 딸려 떨어져 뽀송뽀송해지더라고요.
꽃풀소는 그냥 느끼는 존재예요. 그저 이들의 삶을 사는 거죠. 돌봄이라기보다는 그들이 생활하는데 옆에서 그냥 필요한 것들을 조금 도와주는 느낌이에요. 초원이 있었다면 그마저도 할 필요가 없겠지만 그런 상태는 아니니까, 잘 살 수 있게 옆에서 우리가 보조해주는 거라 생각해요.
현욱 : 저는 늘 우리 집 인간동물 아이들 2명을 데리고 일하다 보니, 최대한 빨리 똥 치우고 물 보충해주고 먹을 건초 주고 돌아가야만 해요. 그래서 아직 소들하고 이야기도 많이 못 해보고, 만져주지도 못했어요. 인간 아이들과 소 아이들이 모두 좀 더 커야 저에게 여유가 생길 것 같아요.

저는 육아퇴근 후 밤마다 달뜨는보금자리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물을 올리는데요. 사진이나 영상을 고르고 거기에 맞는 글을 쓰다 보니 애틋한 마음이 생겼어요. 그들이 처했던 상황과 지금의 달라진 모습이 비교되면서 감정이 이입되더라고요. 돌보미로 지내면서 보금자리가 필요하고 동물의 권리를 찾아주는 일이 중요하다는 걸 많이 알리고 싶어요.
Q. 앞으로 돌보미로서 하고 싶은 일, 기대되는 점 등은 무엇인가요?
타샤 : 나중에 운동장에 풀이 돋아나 초록 들판이 되고, 꽃풀소들이 지금보다 더 깨끗해진 몸이 되면 같이 기대 눕고 싶어요. 해외 보금자리 영상들처럼요. 벌써 우리를 “쟤네 우리랑 같이 사는 애들인가 봐. 우리 밥 주고 똥도 치워주는 사람들이야.” 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관계가 더 돈독해지면 꽃풀소와 소통하는 것도 더 잘 될거라고 생각해요.

현욱 : 돌보미 일은 초심대로 해야죠. 바라는 것은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지는 거예요. 한 10년쯤 지나면, 마을 사람들부터 차차 달라질 수 있을 거예요. 인도에서는 소들이 사람처럼 길거리를 거닌다고 하던데, 우리 꽃풀소들도 저의 인솔하에 같이 길도 걸어보고, 걸어서 강가도 가보고, 숲에서 풀도 뜯어 먹다가 집에 돌아가기도 하고 그렇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사람이나 소나 같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동물이니까 동등한 동물의 권리가 필요하죠. 그런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를 주고 싶어요.

돌보미들이 전하는 생생한 보금자리 소식은 달뜨는보금자리 인스타그램 계정(@newmoon.sanctuary)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꽃풀소와 돌보미를 응원하고 싶다면, 지금 살리미가 되어 살림에 보탬이 되어 주세요.🐄🏡💜
달뜨는보금자리,
‘살리미’가 되어주세요!
달뜨는보금자리는 동물 살림, 마을 살림, 지구 살림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요. 소를 잘 돌보는 것이 결국 마을을 살리는 일이고, 더 나아가 지구를 살리는 일이라는 것을 몸소 보이고자 합니다.

‘살리미’가 되어 달 뜨는 마을 보금자리를 후원해주세요. 살리미는 꽃풀소 집 짓기 프로젝트와 같은 일시후원이 아니라 매달 지정한 금액을 후원하는 정기후원입니다. 꽃풀소가 건강하게 지내기를 바라신다면, 꽃풀소를 돌보는 ‘돌보미’들이 지치지 않고 활동하길 바라신다면, 살림 운동에 함께하고 싶다면, 지금 바로 살리미가 되어주세요!
살리미가 되어주시는 분들께는 동물해방물결의 이름으로 기부금영수증 발급과, 감사 리워드를 보내드립니다. 또 보금자리 소식을 담은 뉴스레터 발송, 그리고 추후 보금자리가 안정되면 보금자리 방문 및 봉사활동 참여에 대한 참여 우선권을 드리고자 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살리미 후원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꽃풀소를 부탁해”
달뜨는보금자리
‘돌보미’가 궁금하다!
2022. 11. 17
🌕 달뜨는보금자리 돌보미 가족 인터뷰
꽃풀소를 매일 보살피고, 식사 및 분변 관리에 힘쓰는 소중한 ‘돌보미’ 가족이 궁금하셨죠? 꽃풀소 입주보다 앞서 신월리에 살며 꽃풀소 맞이에 힘써주셨는데요. 꽃풀소 입주를 앞둔 어느 여름날, 돌보미 가족을 인터뷰했답니다. 앞으로 달뜨는보금자리 살림을 도맡아줄 타샤, 현욱님을 소개합니다.

Q. 타샤, 현욱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타샤 : 비건 육아를 하고 있는 김지영입니다. 두 아이를 임신했을 때부터 비건으로 키우고 있고, 기후 활동도 하고 있고, 쓰레기도 줄이려고 많이 노력하고, 이것저것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어요.
현욱 : 저는 추현욱입니다. 육아를 병행하며 활동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비건 육아, 아이들을 건강하게 돌보는 것도 활동이라고 생각하고 동물권, 기후 등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어요. 아파토프로젝트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고요.
Q. 비건으로 살아가게 된 계기가 있나요?
타샤 : 제 동생이 베지테리안이었는데 당시에 저는 집에서만 페스코 베지테리언이었죠. 호기심에 시작했다가 다큐멘터리 영화 ‘지구생명체(Earthling)’를 보고 충격을 받고, 동물을 먹지 않게 되었어요. 사실 혼자는 좀 힘들 것 같아 주저하고 있었는데 저의 짝(현욱)을 만나 같이 용기를 내 해보자,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아 하고 시작하게 됐어요.
현욱 : 저도 비건하기 참 잘한 것 같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고민이 많았는데, 아내가 하고 싶어하니까 ‘이 사람을 도와주자라’는 생각이 커서 도와주면서 따라갔어요. 동물권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기후위기 이런 것도 잘 모르던 시절이었어요. 그저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라는 마음이 제일 중요했는데, 알고 보니 그 방법이 채식이더라고요. 아내를 도와주자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요즘은 제가 더 앞장서서 이끌어가려고 합니다.
Q. 아이들 소개도 부탁드려요!
타샤, 현욱 : 두 아이 모두 비건이고, 가야는 만 5세, 솔은 만 3세입니다. 아직까지 병원에 한 번도 가지 않고, 아주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요! 면역력도 높고 굉장히 건강해요.

Q. 두 분이 생각하는 보금자리는 어떤 곳인가요?
타샤 : 그냥 ‘집’이라고 생각해요. 집에서 나와 함께 생활하는 반려동물처럼, 소들도 집이 있는 개념인 것 같아요. 막 특별하게 보호하는 곳이 아니라, 같이 생활하는 공간. 집에서 밥 먹고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것처럼요. 저에게 보금자리는 그들의 안전한 공간, 생활할 수 있는 공간 그런 느낌이에요.
현욱 : 사실 인간이 동물을 착취하지 않는다면, 보금자리는 필요하지 않죠.
타샤 : 맞아요. 그들이 다시 살 곳을 내어주는 게 아닐까요?
현욱 : 인간들이 동물을 착취하고 있는 세상에서 그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보장해줘야 하잖아요. 그래서 보금자리가 필요한 것 같고, 궁극적으로는 보금자리가 없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어쩔 수 없으니까 있는 거죠.
Q. 앞으로 달 뜨는 마을 보금자리에서 소들과 동반자처럼 살아가게 될 텐데, 기대되거나 우려되는 점이 있나요?
타샤 : 우려보다는 기대되는 부분이 정말 많아요. 저희 아이들은 언스쿨링(unschooling)하고 있는데,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생존 방식을 물려주는 게 가장 큰, 중요한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부모뿐만 아니라 온 마을이 필요한데, 동물들도 함께라면 그만큼 더 좋은 교육이 없을 것 같아요. 우리는 벌써 소들을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5명이 더 생기는 느낌! 우리 아이들, 가야, 솔, 꽃풀소가 함께 성장하고 교감할 미래가 가장 기대 돼요.
현욱 : 저는 원래 육아 담당이기 때문에, 소를 돌보는 것은 전혀 걱정되지 않아요. 가야와 솔의 동생, 친구가 생긴 거라고 생각하고 같이 키울 거예요. 인간-소 남매들이 서로 잘 놀면서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우리 가족이 시골에 터를 잡으려 했던 건 자급자족 때문인데, 기회가 잘 맞아 떨어진 것 같아요. 지금은 좋은 점, 기대되는 점만 떠오르네요.

2022년 11월 10일, 꽃풀소 머위, 메밀, 부들, 엉이, 창포가 보금자리로 무사히 이주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꽃풀소 돌봄과 보금자리 살림을 시작한 타샤와 현욱의 짧은 소감을 들어보았습니다.
Q. 꽃풀소가 보금자리로 이주했을 때 어떤 마음이었나요?
타샤 : 이주 준비를 하며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미나리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서 걱정이 더 많아졌어요. 사실 꽃풀소를 제가 직접 구조한 것도 아니고, 자주 만난 것도 아니라 특별한 감정이 있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무덤덤했는데, 다친 미나리를 매일 돌봐주면서 처음으로 애착이 생겼어요. 미나리한테 애정이 많이 갔죠. 그래서 이주 날에도 미나리 생각이 많이 났어요.
이주하는 날, 저는 꽃풀소와 함께 이송 차량을 타고 보금자리에 도착했어요. 꽃풀소가 차에서 내렸을 때, 명치 부분이 간질간질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준비했던 보금자리로 들어갔을 때도 너무 좋았고, 감동이었고, 감격스러웠어요. 정말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과 축하를 받았죠. 대한민국에 이런 축하와 사랑과 격한 환영을 받으면서 집으로 이사 올 수 있는 소들은 이 다섯밖에 없지 않을까? 너희 정말 복 받았구나, 했어요.

현욱 : 저는 소들이 차량에서 내리는 순간을 놓쳤어요. 꽃풀소 이주 차량이 예정된 시간보다 한 시간 반이나 일찍 왔는데, 가야와 솔을 챙기며 함께 오느라 빨리 올 수 없었거든요. 보금자리에 내려서 달리는 그 모습을 직접 봤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Q. 며칠간 꽃풀소를 돌보며 느낀 점이 궁금합니다.
타샤 : 함께 지낼수록 보이는 것들이 생겨서 흥미로웠어요. 꽃풀소들의 행동에서 서로 대화하고 있구나 하는 것도 보이고, 왜 그런 행동들을 하는지도 보이고. 우리가 반려동물과 같이 살면 그들의 생각을 알아채게 되는 것처럼요.
밥 먹을 때 머위나 다른 소들이 서로 뿔로 밀곤 하는 게 서열 싸움인가 걱정했는데, 그냥 덩치 큰 애들이 좀 더 많이 먹는거지 작은 애들을 따돌리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메밀이는 혼자 지내는 걸 좋아하는 것 같지만 꼭 다른 소들과 같이 앉아있고. 그들끼리는 가족을 형성한 게 아닐까 싶어요.

이제 초식동물답게 풀만 먹으니까 성격도 온화해진 것 같아요. 사료를 주면 서로 뿔로 밀치고 막 난리가 나거든요. 그런 모습들을 보며 이들이 원래 살아가야 하는 모습대로 사는 게 제일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또 비가 오고 나니까 소들 몸이 정말 깨끗해졌어요. 진흙밭에 다리가 빠졌다가 나오니까 똥이 흙에 딸려 떨어져 뽀송뽀송해지더라고요.
꽃풀소는 그냥 느끼는 존재예요. 그저 이들의 삶을 사는 거죠. 돌봄이라기보다는 그들이 생활하는데 옆에서 그냥 필요한 것들을 조금 도와주는 느낌이에요. 초원이 있었다면 그마저도 할 필요가 없겠지만 그런 상태는 아니니까, 잘 살 수 있게 옆에서 우리가 보조해주는 거라 생각해요.
현욱 : 저는 늘 우리 집 인간동물 아이들 2명을 데리고 일하다 보니, 최대한 빨리 똥 치우고 물 보충해주고 먹을 건초 주고 돌아가야만 해요. 그래서 아직 소들하고 이야기도 많이 못 해보고, 만져주지도 못했어요. 인간 아이들과 소 아이들이 모두 좀 더 커야 저에게 여유가 생길 것 같아요.

저는 육아퇴근 후 밤마다 달뜨는보금자리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물을 올리는데요. 사진이나 영상을 고르고 거기에 맞는 글을 쓰다 보니 애틋한 마음이 생겼어요. 그들이 처했던 상황과 지금의 달라진 모습이 비교되면서 감정이 이입되더라고요. 돌보미로 지내면서 보금자리가 필요하고 동물의 권리를 찾아주는 일이 중요하다는 걸 많이 알리고 싶어요.
Q. 앞으로 돌보미로서 하고 싶은 일, 기대되는 점 등은 무엇인가요?
타샤 : 나중에 운동장에 풀이 돋아나 초록 들판이 되고, 꽃풀소들이 지금보다 더 깨끗해진 몸이 되면 같이 기대 눕고 싶어요. 해외 보금자리 영상들처럼요. 벌써 우리를 “쟤네 우리랑 같이 사는 애들인가 봐. 우리 밥 주고 똥도 치워주는 사람들이야.” 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관계가 더 돈독해지면 꽃풀소와 소통하는 것도 더 잘 될거라고 생각해요.

현욱 : 돌보미 일은 초심대로 해야죠. 바라는 것은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지는 거예요. 한 10년쯤 지나면, 마을 사람들부터 차차 달라질 수 있을 거예요. 인도에서는 소들이 사람처럼 길거리를 거닌다고 하던데, 우리 꽃풀소들도 저의 인솔하에 같이 길도 걸어보고, 걸어서 강가도 가보고, 숲에서 풀도 뜯어 먹다가 집에 돌아가기도 하고 그렇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사람이나 소나 같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동물이니까 동등한 동물의 권리가 필요하죠. 그런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를 주고 싶어요.

돌보미들이 전하는 생생한 보금자리 소식은 달뜨는보금자리 인스타그램 계정(@newmoon.sanctuary)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꽃풀소와 돌보미를 응원하고 싶다면, 지금 살리미가 되어 살림에 보탬이 되어 주세요.🐄🏡💜
달뜨는보금자리,
‘살리미’가 되어주세요!
달뜨는보금자리는 동물 살림, 마을 살림, 지구 살림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요. 소를 잘 돌보는 것이 결국 마을을 살리는 일이고, 더 나아가 지구를 살리는 일이라는 것을 몸소 보이고자 합니다.

‘살리미’가 되어 달 뜨는 마을 보금자리를 후원해주세요. 살리미는 꽃풀소 집 짓기 프로젝트와 같은 일시후원이 아니라 매달 지정한 금액을 후원하는 정기후원입니다. 꽃풀소가 건강하게 지내기를 바라신다면, 꽃풀소를 돌보는 ‘돌보미’들이 지치지 않고 활동하길 바라신다면, 살림 운동에 함께하고 싶다면, 지금 바로 살리미가 되어주세요!
살리미가 되어주시는 분들께는 동물해방물결의 이름으로 기부금영수증 발급과, 감사 리워드를 보내드립니다. 또 보금자리 소식을 담은 뉴스레터 발송, 그리고 추후 보금자리가 안정되면 보금자리 방문 및 봉사활동 참여에 대한 참여 우선권을 드리고자 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살리미 후원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