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젖소라고?”
서울우유 광고에
숨은 ‘진짜 문제’
2022. 03. 30
지난해 여성 비하 논란이 있었던 서울우유 광고를 기억하시나요? 이 광고는 카메라맨이 초원 위의 여성들을 몰래 지켜보는 장면에서 시작해 곧이어 여성들이 “젖소”로 변하는 장면으로 끝납니다. 이에 여성들은 “여성은 젖소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분노했습니다. 하지만 “젖소”를 착취하는 축산업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많이 들리지도, 주목받지도 못했습니다. 이 두 문제가 함께 가기 위해선 어떤 시선이 필요할까요?
“여성을 젖소에 비유한”
서울우유 광고

여성 비하와 불법 촬영 논란을 일으킨 서울우유 광고 장면. 서울우유 유튜브 캡처
2021년 11월 28일, 서울우유 공식 유튜브 채널에 유기농 우유 광고가 업로드됐습니다. 광고 속 카메라 맨은 “자연 그대로의 깨끗함을 간직한 그곳”을 기웃거리다 “마침내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것에 성공”합니다. 풀잎에 맺힌 이슬을 마시고 초원에서 스트레칭하는 흰옷을 입은 여성을 몰래 지켜보던 카메라맨이 실수로 나뭇가지를 밟자, 화면이 전환되고 초원에 있던 사람들이 “젖소”로 변합니다.
“여성은 젖소가 아니다”
위 광고는 “젖소를 여자에 비유하였고, 광고에 등장하는 카메라맨의 행동이 불법 촬영을 연상시킨다”라고 비판받았습니다. 이는 곧 원본 영상에 ‘싫어요’ 표시와 댓글을 통한 집단적 항의로 이어졌고 온라인상에서 많은 논란이 되었습니다. 그제서야 서울우유협동조합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해당 영상을 삭제했습니다.

해당 광고에 대한 논란 중에 여성 소의 삶에 대한 문제의식은 없었다. SBS 뉴스 캡처
많은 여성들이 “여성은 젖소가 아니”라고 분노했습니다. 여성을 동물화하였다는 사실에 문제 제기한 것이죠. 『물결 2022 봄호: 교차성x비거니즘』의 박주현 필진은 광고가 “출산하고 젖을 생산하는 자로서의 인간 여성 동물과 ‘청정 자연’에서 ‘유기농 우유’를 생산하는 비인간 여성 동물의 재생산 능력을 포개어 암시한다.”라고 지적합니다.
도살 직전까지 강제 임신,
착유 당하는 여성 소
축산업에서 여성 소가 겪는 현실은 어떨까요? 여성 소는 생후 14개월이 되면 강제 임신을 당하고 출산 후 305일 동안 30~40리터를 착유 당합니다. 이는 갓 태어난 송아지가 하루에 섭취하는 양의 10배에 달합니다. 도살장에 값싼 고기로 팔려가기 전까지 평생 이 과정을 반복하죠.

어미 소와 강제로 분리된 남성 송아지는 몇 개월간 좁은 축사에서 사육되다가 “고기”가 되기 위해 살해됩니다. 여성 송아지는 어미 소와 똑같이 14개월 후 강제 임신을 당한 후 착유를 당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이처럼 낙농업과 축산업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은 젖소가 아니다”라는 말속에 이러한 축산업의 진실은 드러나지 않습니다. 단지 착취 당하고 멸시받는 대상으로서의 젖소, 즉 여성 소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이는 여성 소가 착취당하는 현실을 사회가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여성 소가 처한 고통스러운 현실을 잘 알기 때문에 이와 거리를 두려고 하는 인식이 작동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해방이 만나는 길,
교차성x비거니즘
여성을 동물화하는 현실과 동물이 착취 당하는 현실은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까요? 동물해방과 여성해방이 함께 가려면, 더 나아가 장애해방, 퀴어해방, 기후정의, 노동해방과 함께 나아가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요? 『물결 2022 봄호: 교차성x비거니즘』은 이 질문에서 출발해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인간 동물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질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물결 2022 봄호: 교차성x비거니즘』(두루미)에서 활동가, 작가, 연구자가 들려주는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비거니즘 계간지 『물결 2022 봄호: 교차성x비거니즘』은
온라인 및 오프라인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여성이 젖소라고?”
서울우유 광고에
숨은 ‘진짜 문제’
2022. 03. 30
지난해 여성 비하 논란이 있었던 서울우유 광고를 기억하시나요? 이 광고는 카메라맨이 초원 위의 여성들을 몰래 지켜보는 장면에서 시작해 곧이어 여성들이 “젖소”로 변하는 장면으로 끝납니다. 이에 여성들은 “여성은 젖소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분노했습니다. 하지만 “젖소”를 착취하는 축산업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많이 들리지도, 주목받지도 못했습니다. 이 두 문제가 함께 가기 위해선 어떤 시선이 필요할까요?
“여성을 젖소에 비유한”
서울우유 광고

여성 비하와 불법 촬영 논란을 일으킨 서울우유 광고 장면. 서울우유 유튜브 캡처
2021년 11월 28일, 서울우유 공식 유튜브 채널에 유기농 우유 광고가 업로드됐습니다. 광고 속 카메라 맨은 “자연 그대로의 깨끗함을 간직한 그곳”을 기웃거리다 “마침내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것에 성공”합니다. 풀잎에 맺힌 이슬을 마시고 초원에서 스트레칭하는 흰옷을 입은 여성을 몰래 지켜보던 카메라맨이 실수로 나뭇가지를 밟자, 화면이 전환되고 초원에 있던 사람들이 “젖소”로 변합니다.
“여성은 젖소가 아니다”
위 광고는 “젖소를 여자에 비유하였고, 광고에 등장하는 카메라맨의 행동이 불법 촬영을 연상시킨다”라고 비판받았습니다. 이는 곧 원본 영상에 ‘싫어요’ 표시와 댓글을 통한 집단적 항의로 이어졌고 온라인상에서 많은 논란이 되었습니다. 그제서야 서울우유협동조합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해당 영상을 삭제했습니다.

해당 광고에 대한 논란 중에 여성 소의 삶에 대한 문제의식은 없었다. SBS 뉴스 캡처
많은 여성들이 “여성은 젖소가 아니”라고 분노했습니다. 여성을 동물화하였다는 사실에 문제 제기한 것이죠. 『물결 2022 봄호: 교차성x비거니즘』의 박주현 필진은 광고가 “출산하고 젖을 생산하는 자로서의 인간 여성 동물과 ‘청정 자연’에서 ‘유기농 우유’를 생산하는 비인간 여성 동물의 재생산 능력을 포개어 암시한다.”라고 지적합니다.
도살 직전까지 강제 임신,
착유 당하는 여성 소
축산업에서 여성 소가 겪는 현실은 어떨까요? 여성 소는 생후 14개월이 되면 강제 임신을 당하고 출산 후 305일 동안 30~40리터를 착유 당합니다. 이는 갓 태어난 송아지가 하루에 섭취하는 양의 10배에 달합니다. 도살장에 값싼 고기로 팔려가기 전까지 평생 이 과정을 반복하죠.

어미 소와 강제로 분리된 남성 송아지는 몇 개월간 좁은 축사에서 사육되다가 “고기”가 되기 위해 살해됩니다. 여성 송아지는 어미 소와 똑같이 14개월 후 강제 임신을 당한 후 착유를 당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이처럼 낙농업과 축산업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은 젖소가 아니다”라는 말속에 이러한 축산업의 진실은 드러나지 않습니다. 단지 착취 당하고 멸시받는 대상으로서의 젖소, 즉 여성 소만 남아있을 뿐입니다. 이는 여성 소가 착취당하는 현실을 사회가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여성 소가 처한 고통스러운 현실을 잘 알기 때문에 이와 거리를 두려고 하는 인식이 작동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해방이 만나는 길,
교차성x비거니즘
여성을 동물화하는 현실과 동물이 착취 당하는 현실은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까요? 동물해방과 여성해방이 함께 가려면, 더 나아가 장애해방, 퀴어해방, 기후정의, 노동해방과 함께 나아가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요? 『물결 2022 봄호: 교차성x비거니즘』은 이 질문에서 출발해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인간 동물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질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물결 2022 봄호: 교차성x비거니즘』(두루미)에서 활동가, 작가, 연구자가 들려주는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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