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동물
돌고래를 죽이는 사람들
(feat. 검찰 고발)
이소현 에디터 2020. 10. 06
지난 9월, 동물해방물결, 시셰퍼드코리아, 핫핑크돌핀스는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과 함께 1) 주식회사 거제씨월드, 2) 림치용 대표, 3)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관리책임자 울산광역시 남구청장 4) 울산광역시장 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돌고래들이 연이어 폐사함에도 불구하고 관리감독을 하거나 알맞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10월 6일 돌고래 폐사 시설 고발 공동 기자회견
2019년 동물해방물결이 거제씨월드와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 방문했을 때 돌고래/벨루가들은 심각한 이상 행동을 보이고 있었는데요. 자연에서라면 보이지 않는 이상 행동에도 여러가지 형태가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두 수족관의 돌고래/벨루가들이 어떤 행동을 보이고 있는지 2019년의 실사를 바탕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미쳐버린 동물
어느날 갑자기 단칸방에 갇히고, 나갈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바깥 세상의 자유를 아는 당신은 견딜 수 있을까요? 드넓은 바다를 누비다 잡혀와 ‘어항’에 갇혀버린 돌고래들은 엄청난 신체,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그들의 행동을 조금만 자세히 관찰한다면 쉽게 알 수 있죠.
1. Logging 수표면 위로 미동 없이 떠있는 행위
야생에서라면 돌고래는 수영을 멈추지 않습니다. 돌고래는 단일반구수면(unihemispheric sleep) 상태로 잠을 청하는데요.(좌뇌와 우뇌 중 한쪽만 잠이 드는 상태.) 이때 완전히 정지하지 않고, 천천히 앞으로 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돌고래가 수표면에 미동 없이 둥둥 떠있다면, 활동을 포기할 정도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Logging 행동이 지속될 경우 여름에는 특히나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등과 지느러미가 노출된 채로 장시간 수표면에 떠있으면 모기에 물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모기로 인한 감염은 면역력이 약해진 돌고래에게 치명적인 질병과 폐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여름에 폐사한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의 '고아롱' 돌고래는 홀로 벽을 바라본 채 이 행위를 1시간 가량 지속하기도 했습니다.
2. Comatose-Like State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행위
수족관 돌고래들은 종종 혼수상태에 이르거나, 탈진한 것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의 '장도담' 돌고래도 몇 분 동안 아예 수조 바닥에 드러누워 비정상적으로 움찔거리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3. Self Destructive Behavior 자해
비좁은 수조 속 돌고래들은 수조 벽에 부딪히거나,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자해, 합사 중인 다른 돌고래와의 다툼으로 인해 몸에 상처(스크래치)가 생깁니다. 살다보면 어쩌다 자국이나 상처가 몸에 생길 수는 있지만, 좁은 공간 속 감금 상태에서는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는 것이죠. 특히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의 '장도담' 돌고래는 몸에 난 상처 뿐만 아니라, 지느러미 역시 여기저기 뜯긴 모습이었습니다. 스스로 뾰족한 모서리에 자해를 하는 모습도 당연히 포착되었습니다.
4. Circular Swimming 원형 수영
자연에서 돌고래들은 사냥 등 특별한 목적이 있는게 아니라면 빙글빙글 돌면서 수영하지 않습니다. 최대 시속 32km의 속도로 빠르게 수영하며 물 밖으로 높이 뛰어오르기도 하죠. 그런데 수족관 돌고래들은 아주 천천히, 원형으로 수영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수조가 좁아서 앞으로 나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5. Stereotypical Behavior 그 밖의 정형행동
정형행동은 갇혀있는 동물에게 주로 보이며, 무의미한 행동을 반복하는 행위입니다. 수족관 구조물을 씹는 행위, 얼굴을 물 밖으로 반복적으로 내미는 행위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수족관이 아니라면 전혀 하지 않을 행위이죠.
‘자의식’이 뚜렷한 돌고래들은 자신의 감금 상태를 분명히 인지합니다. 따라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이를 몸으로 표현하고 있는데요. 그런 와중에 쇼까지 해야한다면 어떨까요? 사육사는 먹이를 공연시간에만 주고, 자신이 시키는 행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을 때에만 지급하기 때문에 돌고래/벨루가들은 싫어도 명령에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들은 하기 싫은 행위를 '살기 위해' 할 수 밖에 없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방관은 곧 죽음으로 이어졌다
두 수족관은 돌고래가 연달아 폐사함에도 불구하고, 접촉 체험과 쇼를 지속해 돌고래들의 건강 상태를 악화시켰고, 적절한 사육공간조차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수족관에서 돌고래에게 ‘적절한’ 사육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죠.
특히나 거제씨월드는 서핑보드 체험으로 많은 비판을 받기 시작하자 sns의 모든 댓글을 막고, 여전히 돌고래 체험 사진과 영상을 게시하고 있습니다.

2일 전 올라온 게시글. 댓글 기능이 제한되어있다. (출처: 거제씨월드 인스타그램)
울산시장과 남구청장은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의 폐사율이 비상식적으로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지도, 점검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지 않았습니다. 스트레스로 미쳐버린 돌고래들은 비좁은 수조에서 쓸쓸히 죽어가야했죠. 살아남은 돌고래들은 친구의 죽음을 눈앞에서 보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동물해방물결은 수조에 남은 고래들을 위한 소송을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시설 책임자들이 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돌고래들이 자유를 얻을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수족관과 돌고래 쇼 불매 운동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지지와 참여가 절실합니다. 돌고래들을 위해 관심과 감시의 끈을 놓지 말고, 동물해방물결과 끝까지 함께 해주세요.
#전시동물
돌고래를 죽이는 사람들
(feat. 검찰 고발)
이소현 에디터 2020. 10. 06
지난 9월, 동물해방물결, 시셰퍼드코리아, 핫핑크돌핀스는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과 함께 1) 주식회사 거제씨월드, 2) 림치용 대표, 3)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관리책임자 울산광역시 남구청장 4) 울산광역시장 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돌고래들이 연이어 폐사함에도 불구하고 관리감독을 하거나 알맞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10월 6일 돌고래 폐사 시설 고발 공동 기자회견
2019년 동물해방물결이 거제씨월드와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 방문했을 때 돌고래/벨루가들은 심각한 이상 행동을 보이고 있었는데요. 자연에서라면 보이지 않는 이상 행동에도 여러가지 형태가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두 수족관의 돌고래/벨루가들이 어떤 행동을 보이고 있는지 2019년의 실사를 바탕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미쳐버린 동물
어느날 갑자기 단칸방에 갇히고, 나갈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바깥 세상의 자유를 아는 당신은 견딜 수 있을까요? 드넓은 바다를 누비다 잡혀와 ‘어항’에 갇혀버린 돌고래들은 엄청난 신체,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그들의 행동을 조금만 자세히 관찰한다면 쉽게 알 수 있죠.
1. Logging 수표면 위로 미동 없이 떠있는 행위
야생에서라면 돌고래는 수영을 멈추지 않습니다. 돌고래는 단일반구수면(unihemispheric sleep) 상태로 잠을 청하는데요.(좌뇌와 우뇌 중 한쪽만 잠이 드는 상태.) 이때 완전히 정지하지 않고, 천천히 앞으로 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돌고래가 수표면에 미동 없이 둥둥 떠있다면, 활동을 포기할 정도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Logging 행동이 지속될 경우 여름에는 특히나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등과 지느러미가 노출된 채로 장시간 수표면에 떠있으면 모기에 물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모기로 인한 감염은 면역력이 약해진 돌고래에게 치명적인 질병과 폐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여름에 폐사한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의 '고아롱' 돌고래는 홀로 벽을 바라본 채 이 행위를 1시간 가량 지속하기도 했습니다.
2. Comatose-Like State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행위
수족관 돌고래들은 종종 혼수상태에 이르거나, 탈진한 것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의 '장도담' 돌고래도 몇 분 동안 아예 수조 바닥에 드러누워 비정상적으로 움찔거리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3. Self Destructive Behavior 자해
비좁은 수조 속 돌고래들은 수조 벽에 부딪히거나,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자해, 합사 중인 다른 돌고래와의 다툼으로 인해 몸에 상처(스크래치)가 생깁니다. 살다보면 어쩌다 자국이나 상처가 몸에 생길 수는 있지만, 좁은 공간 속 감금 상태에서는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는 것이죠. 특히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의 '장도담' 돌고래는 몸에 난 상처 뿐만 아니라, 지느러미 역시 여기저기 뜯긴 모습이었습니다. 스스로 뾰족한 모서리에 자해를 하는 모습도 당연히 포착되었습니다.
4. Circular Swimming 원형 수영
자연에서 돌고래들은 사냥 등 특별한 목적이 있는게 아니라면 빙글빙글 돌면서 수영하지 않습니다. 최대 시속 32km의 속도로 빠르게 수영하며 물 밖으로 높이 뛰어오르기도 하죠. 그런데 수족관 돌고래들은 아주 천천히, 원형으로 수영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수조가 좁아서 앞으로 나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5. Stereotypical Behavior 그 밖의 정형행동
정형행동은 갇혀있는 동물에게 주로 보이며, 무의미한 행동을 반복하는 행위입니다. 수족관 구조물을 씹는 행위, 얼굴을 물 밖으로 반복적으로 내미는 행위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수족관이 아니라면 전혀 하지 않을 행위이죠.
‘자의식’이 뚜렷한 돌고래들은 자신의 감금 상태를 분명히 인지합니다. 따라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이를 몸으로 표현하고 있는데요. 그런 와중에 쇼까지 해야한다면 어떨까요? 사육사는 먹이를 공연시간에만 주고, 자신이 시키는 행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을 때에만 지급하기 때문에 돌고래/벨루가들은 싫어도 명령에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들은 하기 싫은 행위를 '살기 위해' 할 수 밖에 없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방관은 곧 죽음으로 이어졌다
두 수족관은 돌고래가 연달아 폐사함에도 불구하고, 접촉 체험과 쇼를 지속해 돌고래들의 건강 상태를 악화시켰고, 적절한 사육공간조차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수족관에서 돌고래에게 ‘적절한’ 사육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죠.
특히나 거제씨월드는 서핑보드 체험으로 많은 비판을 받기 시작하자 sns의 모든 댓글을 막고, 여전히 돌고래 체험 사진과 영상을 게시하고 있습니다.

2일 전 올라온 게시글. 댓글 기능이 제한되어있다. (출처: 거제씨월드 인스타그램)
울산시장과 남구청장은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의 폐사율이 비상식적으로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지도, 점검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지 않았습니다. 스트레스로 미쳐버린 돌고래들은 비좁은 수조에서 쓸쓸히 죽어가야했죠. 살아남은 돌고래들은 친구의 죽음을 눈앞에서 보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동물해방물결은 수조에 남은 고래들을 위한 소송을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시설 책임자들이 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돌고래들이 자유를 얻을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수족관과 돌고래 쇼 불매 운동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지지와 참여가 절실합니다. 돌고래들을 위해 관심과 감시의 끈을 놓지 말고, 동물해방물결과 끝까지 함께 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