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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과 잇따른 살처분, 동물에게 극심한 고통을 야기하는 축산업과 육식 재고하는 계기로 삼아야

관리자
2019-09-19
조회수 652


17일, 결국 국내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했다. 뚫린 방역망을 복구하려는 빠른 살처분과 더불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국민들도 안심하고 국산 돼지고기를 소비하여도 됨을 당부”하였다.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은 이틀간 파주, 연천에서 벌어진 수천의 죽음을 애도하며,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후 차단 방역의 속도 및 절차에만 집중된 정부 대응 및 언론 보도에 안타까움을 표한다.

조류독감, 구제역에 이어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발병으로 한국 축산 피해 동물을 위협하는 가축전염병이 하나 더 늘었다. 치사율이 100%에 달하여 ‘돼지 흑사병'이라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돼지는 고열로 온몸의 혈관이 파열되며 고통스럽게 죽는다.

가축전염병 창궐에 대한 대응으로 정부가 대량 살처분을 강행한다면, 이를 최대한 인도적으로, 제대로 시행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여기서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질병에 걸리거나 거리상 걸릴 가능성이 높은 돼지들을 격리, 치료하거나 안락사하는 것이 아니라 가스 질식으로 ‘살처분’해야만 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아니겠는가?

‘가축’ 동물을 집약적으로 사육하여 고기를 대량 생산하는 현대 축산 시스템의 비윤리성이 날로 커지고 있음을 이제는 직시해야 한다. 평상시에도 감금틀에 갇힌 모돈의 강제 임신으로 태어난 새끼 돼지들은 이빨과 꼬리가 잘리며, 수컷이면 거세까지 당한다. 좁고 열악한 사육장에서 고작 6개월 남짓을 살다, 긴 운송 과정을 거쳐 도살장에서 최후를 맞는다. 게다가 전 세계를 오가는 인간의 이동으로 가축전염병에 걸렸다 치면, 즉각 살처분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 아닌가? 도살이든 살처분이든, 의식 소실이라도 완전히 이루어졌다면 그나마 다행인 상황이다.

살처분되지 않는 축산 피해 동물은 어차피 도살되기에, 돼지들의 떼죽음은 이유와 방식만 다를 뿐 새삼스럽지 않다. 아무리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백신이 없고 치사율 100%까지 이르는 질병이라 한들 감염되지 않은 돼지까지 가스사시켜 땅에 묻어버리는 살처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만을 위한 조치임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전통적인 과육식 서구권 국가, 국제기구, 학계 및 관련 운동계는 이미 육식의 건강, 환경, 동물 피해를 인지하고, 줄이길 권하기 시작했다. ‘도살’이라는 일상적이고 합법적인 동물 대학살도 모자라 질병의 위험에 처한 돼지를 매정히 죽여 없애는, 매년 반복되는 사태에 혈세를 쏟아붓는 정부는 이제라도 축산업과 육식이 불러오는 문제를 바로 보길 바란다. 가축전염병 발병 사태의 진정한 해법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돼지 밀집 사육단지를 방문하며 말한 “전광석화"와 같은 살처분과 차단 방역만이 아니라, 축산과 육식을 근본적으로 줄이고 탈피하는 것이다.


2019년 9월 19일
동물해방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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