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팩트 체크"에 대한 팩트 체크
8월 18일, SBS ‘사실은’ 팀은 청와대가 인용한 동물해방물결 (이하 “동해물") 여론조사를 “질문도 해석도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개를 먹는 것에 찬성하자는 뜻은 아닙니다"만, 단순히 팩트 체크를 하는 것이라 했다. 동해물은 그들의 “팩트 체크”를 다시 체크해보겠다.
1. 질문이 왜곡이다?
SBS는 동해물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하여 진행한 여론조사의 질문들이 왜곡되었다고 주장했다.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1) 응답자가 질문 내용을 통해 “반대 입장의 조사구나" 추측이 가능하다. 2) 질문 순서가 응답자로 하여금 개 식용에 반대하도록 학습시키고 교육시킨다. 둘 다 여론조사 설계의 객관성에 대한 지적이다. SBS는 여론조사 실시기관이 동해물이기 때문에 이러한 왜곡이 있었다고 암시했다.
사실이 아니다. 여론조사는 한국리서치가 실시했다. 애초에 어떤 단체든지 직접 여론조사를 할 경우 편파적일 수 있기 때문에 전문 여론조사 회사가 있는 것 아닌가? 동해물도 바로 그것을 염려하여 제3자에게 맡겼다. 질문이 왜곡이라는 SBS의 비판은 40년 전통의 대한민국 최대 여론조사 회사인 한국리서치의 전문성을 의심하는 것 뿐이다. 한국리서치는 SBS의 추측성 보도에 대해 “질문 내용과 순서가 응답자의 답변에 영향을 끼쳤다 볼 수 없다”고 잘라 답했다.
2. 해석이 왜곡이다?
“최재관 농어업 비서관 : 지난 2004년에는 국민 10명 중 9명(89.5%)이 개고기를 먹는 것을 찬성한다고 답했으나 (한국리서치) 2018년에 한 동물단체의 조사 결과 18.5%만이 개고기 식용에 찬성한다고 하였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번 2018년 조사 역시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것이다. 그 결과, 국민의 18.5%가 개 식용에 찬성, 35.5%가 중립, 46%가 반대한다고 나왔다. SBS는 여기서 어느 쪽도 아니라고 답한 35.5%가 사실상 개 식용 찬성자라고 주장했다. 그럴 수 있다. 개 식용 자체에 대해 중립적인 사람도 국가가 그것을 법으로 금지하는 것은 반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와대 뿐만 아니라 동해물도 국민의 81.5%가 개 식용에 반대한다고는 확대해석하지 않았다. 만약 그랬다면, 해석이 왜곡되었다는 SBS의 비판이 유효했을 것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자. 개 식용 관련해서는 크게 세 가지 입장이 있다. 1) 반대. 자신이 개를 먹지 않고, 개 식용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는 사람들. 2) 중립. 자신이 개를 먹지 않지만, 개 식용이 딱히 잘못됐다고 보지는 않는 사람들. 3) 찬성. 자신이 개를 먹고, 개 식용이 정당하다고 보는 사람들. 물론 완벽히 이리 나눠지지는 않지만, 이번 조사 결과 개고기 지속적 취식자(18.8%)와 개 식용 찬성자(18.5%) 수가 거의 같았다.
위와 같은 삼분법으로 한국리서치의 2004년 여론조사와 2018년 여론조사를 비교해보자. 2004년에는 “식용견 문화에 대하여 고유의 음식문화이므로 찬성한다는 응답이 89.5%, 국제화시대에 맞지 않으므로 반대한다는 응답이 9.9%였다”(한국정책학회, 2004,p. 25). 보신탕을 먹는다는 응답은 39.4%였던 것을 감안할 때, 찬성 중 나머지 50% 정도가 중립, 즉 자신이 개를 먹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개 식용 문화를 반대하지도 않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2018년 조사와 일관되게 비교하려면, 2004년에는 대략 찬성 40%, 중립 50%, 반대 10%였다고 봐야 한다.
이러한 사실들을 고려해볼 때, “2004년에는 89.5%가 찬성했는데 2018년에는 18.5%만 찬성했다”는 청와대 비서관의 말은 오해의 여지가 있다. SBS는 바로 이 점을 지적한 것이다. 개 식용 찬성이 40%에서 18.5%로 줄었다고 하거나, (SBS가 자문한 우정엽 박사 식으로 중립을 찬성으로 뭉뚱그려서) 89.5%에서 54%로 줄었다고 하거나, 아니면 개 식용 반대가 9.9%에서 46%로 올랐다고 했어야 했다. 정책 입안을 위해 청와대가 여론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SBS의 의견에 동해물은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기사를 작성함에 있어서, 마치 동해물이 의도적으로 왜곡된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를 의도적으로 왜곡하여 해석했으며, 청와대는 그 문제 많은 여론조사를 어리석게 그냥 가져다 썼다는 식으로 오도한 것은 절대 좌시할 수 없다. 상식이 있는 언론인이라면, 동해물이 아무리 명백한 의도를 가졌다 해도, 한국리서치 같이 공신력 있는 기관이 발주사의 성향이 드러날 만큼 아마추어적인 여론조사를 설계하지는 않았을 것임을 잘 알 터이다. 또, 2004년과 2018년 사이 여론 변화에 대한 동해물과 청와대의 해석을 조금만 경청했더라면, 14년 만에 개 식용 반대가 9.9%에서 81.5%로 치솟는 천지개벽이 일어났다고는 주장한 적이 없음을 잘 알 터이다. 동해물은 SBS가 언론사로서 그 정도의 기본 자질마저 결여되었다고는 믿지 않는다. 불순한 속셈이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팩트는 확실하다. 개 식용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 여론이 반대 쪽으로 기울고 있다. 2004년에는 10명 중 1명 만이 반대했지만 지금은 5명이 반대한다. 개를 먹는 사람은 10명 중 4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이 어찌 거대하고 유의미한 변화가 아니겠는가?
SBS는 개 식용 종식을 향한 시대의 흐름 앞에서 치졸한 방해 공작을 멈추라. “질문도 해석도 왜곡"인 것은 동해물이 아닌 SBS다. 언론이야말로 사실을 정확하게 반영해야 하고, 왜곡해서는 안 된다. 그래야 언론이 시대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반영하고, 순조롭게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처럼 오래되고, 민감한 사안은 특히 그렇다.
2018년 8월 20일
동물해방물결
[참고문헌] "식용견 위생처리를 위한 정책연구", 한국정책학회, 2004년 12월, 25쪽.
- SBS "팩트 체크"에 대한 팩트 체크
8월 18일, SBS ‘사실은’ 팀은 청와대가 인용한 동물해방물결 (이하 “동해물") 여론조사를 “질문도 해석도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개를 먹는 것에 찬성하자는 뜻은 아닙니다"만, 단순히 팩트 체크를 하는 것이라 했다. 동해물은 그들의 “팩트 체크”를 다시 체크해보겠다.
1. 질문이 왜곡이다?
SBS는 동해물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하여 진행한 여론조사의 질문들이 왜곡되었다고 주장했다.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1) 응답자가 질문 내용을 통해 “반대 입장의 조사구나" 추측이 가능하다. 2) 질문 순서가 응답자로 하여금 개 식용에 반대하도록 학습시키고 교육시킨다. 둘 다 여론조사 설계의 객관성에 대한 지적이다. SBS는 여론조사 실시기관이 동해물이기 때문에 이러한 왜곡이 있었다고 암시했다.
사실이 아니다. 여론조사는 한국리서치가 실시했다. 애초에 어떤 단체든지 직접 여론조사를 할 경우 편파적일 수 있기 때문에 전문 여론조사 회사가 있는 것 아닌가? 동해물도 바로 그것을 염려하여 제3자에게 맡겼다. 질문이 왜곡이라는 SBS의 비판은 40년 전통의 대한민국 최대 여론조사 회사인 한국리서치의 전문성을 의심하는 것 뿐이다. 한국리서치는 SBS의 추측성 보도에 대해 “질문 내용과 순서가 응답자의 답변에 영향을 끼쳤다 볼 수 없다”고 잘라 답했다.
2. 해석이 왜곡이다?
“최재관 농어업 비서관 : 지난 2004년에는 국민 10명 중 9명(89.5%)이 개고기를 먹는 것을 찬성한다고 답했으나 (한국리서치) 2018년에 한 동물단체의 조사 결과 18.5%만이 개고기 식용에 찬성한다고 하였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번 2018년 조사 역시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것이다. 그 결과, 국민의 18.5%가 개 식용에 찬성, 35.5%가 중립, 46%가 반대한다고 나왔다. SBS는 여기서 어느 쪽도 아니라고 답한 35.5%가 사실상 개 식용 찬성자라고 주장했다. 그럴 수 있다. 개 식용 자체에 대해 중립적인 사람도 국가가 그것을 법으로 금지하는 것은 반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와대 뿐만 아니라 동해물도 국민의 81.5%가 개 식용에 반대한다고는 확대해석하지 않았다. 만약 그랬다면, 해석이 왜곡되었다는 SBS의 비판이 유효했을 것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자. 개 식용 관련해서는 크게 세 가지 입장이 있다. 1) 반대. 자신이 개를 먹지 않고, 개 식용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는 사람들. 2) 중립. 자신이 개를 먹지 않지만, 개 식용이 딱히 잘못됐다고 보지는 않는 사람들. 3) 찬성. 자신이 개를 먹고, 개 식용이 정당하다고 보는 사람들. 물론 완벽히 이리 나눠지지는 않지만, 이번 조사 결과 개고기 지속적 취식자(18.8%)와 개 식용 찬성자(18.5%) 수가 거의 같았다.
위와 같은 삼분법으로 한국리서치의 2004년 여론조사와 2018년 여론조사를 비교해보자. 2004년에는 “식용견 문화에 대하여 고유의 음식문화이므로 찬성한다는 응답이 89.5%, 국제화시대에 맞지 않으므로 반대한다는 응답이 9.9%였다”(한국정책학회, 2004,p. 25). 보신탕을 먹는다는 응답은 39.4%였던 것을 감안할 때, 찬성 중 나머지 50% 정도가 중립, 즉 자신이 개를 먹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개 식용 문화를 반대하지도 않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2018년 조사와 일관되게 비교하려면, 2004년에는 대략 찬성 40%, 중립 50%, 반대 10%였다고 봐야 한다.
이러한 사실들을 고려해볼 때, “2004년에는 89.5%가 찬성했는데 2018년에는 18.5%만 찬성했다”는 청와대 비서관의 말은 오해의 여지가 있다. SBS는 바로 이 점을 지적한 것이다. 개 식용 찬성이 40%에서 18.5%로 줄었다고 하거나, (SBS가 자문한 우정엽 박사 식으로 중립을 찬성으로 뭉뚱그려서) 89.5%에서 54%로 줄었다고 하거나, 아니면 개 식용 반대가 9.9%에서 46%로 올랐다고 했어야 했다. 정책 입안을 위해 청와대가 여론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SBS의 의견에 동해물은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기사를 작성함에 있어서, 마치 동해물이 의도적으로 왜곡된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를 의도적으로 왜곡하여 해석했으며, 청와대는 그 문제 많은 여론조사를 어리석게 그냥 가져다 썼다는 식으로 오도한 것은 절대 좌시할 수 없다. 상식이 있는 언론인이라면, 동해물이 아무리 명백한 의도를 가졌다 해도, 한국리서치 같이 공신력 있는 기관이 발주사의 성향이 드러날 만큼 아마추어적인 여론조사를 설계하지는 않았을 것임을 잘 알 터이다. 또, 2004년과 2018년 사이 여론 변화에 대한 동해물과 청와대의 해석을 조금만 경청했더라면, 14년 만에 개 식용 반대가 9.9%에서 81.5%로 치솟는 천지개벽이 일어났다고는 주장한 적이 없음을 잘 알 터이다. 동해물은 SBS가 언론사로서 그 정도의 기본 자질마저 결여되었다고는 믿지 않는다. 불순한 속셈이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팩트는 확실하다. 개 식용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 여론이 반대 쪽으로 기울고 있다. 2004년에는 10명 중 1명 만이 반대했지만 지금은 5명이 반대한다. 개를 먹는 사람은 10명 중 4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이 어찌 거대하고 유의미한 변화가 아니겠는가?
SBS는 개 식용 종식을 향한 시대의 흐름 앞에서 치졸한 방해 공작을 멈추라. “질문도 해석도 왜곡"인 것은 동해물이 아닌 SBS다. 언론이야말로 사실을 정확하게 반영해야 하고, 왜곡해서는 안 된다. 그래야 언론이 시대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반영하고, 순조롭게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처럼 오래되고, 민감한 사안은 특히 그렇다.
2018년 8월 20일
동물해방물결
[참고문헌] "식용견 위생처리를 위한 정책연구", 한국정책학회, 2004년 12월, 2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