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은 동물을 밀집된 공간에 가두어 사육하고 비인도적으로 도살하는 시스템으로, 동물에게 심각한 스트레스와 고통을 초래합니다. 강력한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하여 '기후악당'으로 지목받기도 하죠. 축산발전기금은 이러한 축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목적으로 설치된 기금입니다. 

1974년부터 2023년까지 약 12조 원의 기금을 조성하고, 매년 1조 원 내외의 기금이 축산업 이곳저곳에 지출되고 있습니다. 축산단체에 자조금으로 200억 원, 축산물 수급 안정 명목으로 1천억 원, 경제적으로 우수한 종개량에 500억 원, 사료산업에 600억 원, 방역에 600억 원, 그밖에 융자금으로 수 천억 원이 쓰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깃값'에는 이러한 돈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죠. 만일 이 돈을 소비자가 직접 지불하게 된다면 '고깃값'은 지금보다 크게 오를 것입니다. 게다가 동물성 식품의 과도한 섭취로 인한 의료비용과 환경오염에 따른 복구비용, 동물의 고통이라는 사회적 비용까지 포함한다면 그 금액은 헤아릴 수 없을 겁니다. 

국가와 시장의 비호 아래 '산업'으로 존재하고 있는 축산업은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네덜란드, 벨기에,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은 축산업의 규모를 줄이고자 하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축산업이 아닌,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식량 생산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0'에서부터 재검토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모든 농장과 공장, 시장의 문을 닫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나와 동물과 지구를 위한 길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기 보다 빠르게 달려야 한다는 합의는 지금 당장 필요하고 또 가능하지 않을까요?